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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산

2030세대도 주목해야 할 디지털 유산의 시대

1.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디지털 유산은 남의 일이 아니다
2030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유년기부터 인터넷 환경에서 성장해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클라우드 서비스,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왔다. 이 세대는 과거 어느 세대보다 더 방대한 양의 디지털 자산을 생성하고 축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유산(Digital Legacy)’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노년층 또는 상속 문제에 국한된 이야기로 여겨지곤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오늘날의 디지털 유산은 단순히 사망 이후 남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대비해야 할 개인의 자산 영역이다. 특히 SNS, 유튜브, 블로그 등을 통해 자신만의 정체성과 콘텐츠를 구축한 2030세대에게 디지털 유산은 개인의 사회적, 창작적 자취이자, 때로는 경제적 가치를 지닌 자산이기도 하다.

이 세대는 또한 친구, 연인, 가족과의 관계까지도 디지털 공간에서 시작하고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메신저 대화, 이메일, 공동 작업 문서, 온라인 사진첩 등은 실질적인 ‘기억의 기록물’이자 정서적 유산으로 기능한다. 그런데 이러한 데이터가 사고나 예상치 못한 질병 등으로 관리되지 않은 채 남겨진다면, 문제는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삶과 관계의 문제로 확대된다.

결국, 디지털 유산은 지금 이 순간에도 2030세대의 삶 속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으며, ‘아직은 이르다’는 생각은 디지털 리스크를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다.

2. 디지털 자산이 개인 브랜드와 수익으로 연결되는 시대
2030세대는 ‘자기 브랜드’에 민감한 세대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브런치, 티스토리, 트위터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를 표현하고 브랜딩하는 활동이 일상화되어 있다. 심지어 일반 직장인도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SNS 계정을 통해 퍼스널 마케팅을 실천하고 있다.

이처럼 콘텐츠 생산과 자기 표현이 디지털 공간에 축적된 결과물은 사망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남는다. 특히 크리에이터, 프리랜서, 작가, 디자이너, 개발자 등 디지털 창작 기반의 직업을 가진 2030세대는 디지털 자산이 곧 자신의 경력, 명성, 수익과 직결된다.

예를 들어 유튜버가 갑작스레 사망했을 때 해당 채널의 수익이 중단되지 않고 계속 발생할 수 있다. 이 수익의 귀속 문제, 채널 운영권 이양, 콘텐츠 관리 주체 설정 등은 생전 관리 계획이 없다면 가족 간 분쟁 또는 플랫폼 측 삭제 처리로 이어질 수 있다. 블로그 광고 수익, 애드센스, 창작물 저작권, 사진 판매 등도 마찬가지다.

또한 2030세대 중 일부는 이미 암호화폐, NFT 등 디지털 자산 투자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프라이빗 키를 본인 외 아무도 모른다면, 사망 시 이 자산은 유족에게 아무 쓸모 없는 ‘잃어버린 돈’이 된다.

디지털 자산이 곧 개인의 노동, 정체성, 수익의 집약체가 되는 지금, 디지털 유산은 단지 ‘나중에 정리할 문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 관리해야 할 자산 포트폴리오’다.

3. 잃어버릴 수도, 악용될 수도 있는 디지털 흔적
2030세대가 디지털 유산에 주목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방치된 디지털 자산이 잃어버릴 수도 있고, 악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SNS, 이메일, 클라우드, 온라인 플랫폼을 오랫동안 이용하면서 수많은 계정을 만들고,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그 정보를 잊어버리는 경험을 한다. 특히 오래된 플랫폼에 남겨둔 과거 사진, 글, 메시지는 자신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사이 외부 유출 또는 오용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디지털 유산을 정리하지 않으면 이런 자산들은 정보 보안의 사각지대가 되고, 사망 후에는 가족조차 접근할 수 없는 폐쇄된 ‘고립된 자산’이 된다. 더욱이 2030세대는 실명 기반 플랫폼뿐 아니라 익명 커뮤니티나 다크웹과 연결된 서비스까지 이용해온 경우가 많아, 사후 관리되지 않은 흔적이 부적절하게 노출될 경우 고인의 명예나 가족의 프라이버시까지 위협할 수 있다.

이외에도 유료 구독 서비스, 자동 결제, 쇼핑몰 포인트, 각종 저장된 개인정보 등이 그대로 유지되면 불필요한 비용 발생과 동시에 개인정보 도용 범죄의 타깃이 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주기적인 디지털 자산 점검과 계정 정리, 패스워드 관리, 주요 자산의 목록화 및 사후 처리 방침 설정이 필요하다. 즉, 디지털 유산은 보호하지 않으면 위험해질 수 있는 자산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우선이다.

 

2030세대도 주목해야 할 디지털 유산의 시대



4. 2030세대를 위한 디지털 유산 준비, 지금 시작하는 전략
디지털 유산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 자산 관리의 일부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고, 활동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2030세대에게는 디지털 유산 관리가 자기 존중과 미래 대비의 핵심 전략이 되어야 한다.

다음은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준비 전략이다:

(1) 디지털 자산 목록화
자주 사용하는 계정과 서비스, 금융 관련 디지털 자산, 콘텐츠 플랫폼, 클라우드 저장소 등을 정리한 목록을 만든다.

(2) 패스워드 및 2차 인증 관리
패스워드 관리 앱(예: 1Password, Bitwarden 등)을 이용해 암호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긴급 시 가족 또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한다.

(3) 사후 계정 처리 기능 활용
구글 Inactive Account Manager, 애플 Legacy Contact, 페이스북 추모 계정 등 사후 계정 관리 기능을 반드시 설정해두고, 그 내용을 가족 또는 지정인과 공유한다.

(4) 디지털 유언장 작성
아직 법적으로 강제되지는 않더라도, 주요 디지털 자산의 관리 방침을 문서화하고, 가족에게 전달하거나 변호사와 함께 보관하는 방식으로 준비할 수 있다.

(5) 디지털 미니멀리즘 실천
필요 없는 계정은 정리하고, 정보 노출을 최소화하는 습관을 들임으로써 사후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결국 디지털 유산 관리는 단지 죽음을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삶을 정돈하고 스스로를 돌보는 과정이다. 2030세대가 이 흐름을 주도적으로 준비해나간다면, 디지털 사회 속에서 더 건강하고 안전한 삶과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