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글로벌 플랫폼들의 디지털 유산 정책이 중요한 이유
오늘날 대부분의 개인 정보와 디지털 자산은 글로벌 플랫폼에 저장되고 있다. 이메일, 클라우드 데이터, 사진, 동영상, 메신저 기록, SNS 게시물 등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현재 메타)과 같은 거대 기업들의 서버에 남아 개인의 **디지털 유산(Digital Legacy)**을 구성한다.
이러한 플랫폼들은 이용자 사망 이후 데이터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각자의 디지털 유산 관리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접근 방식과 사용자의 권리 보장 수준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플랫폼이 디지털 유산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이유는 프라이버시 보호와 유족의 권리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함이다. 고인의 생전 의사를 존중하면서도 유족이 필요할 경우 합법적으로 계정이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GDPR, 미국 RUFADAA 등 각국의 개인정보 보호·디지털 자산 관련 법제에 따라 글로벌 플랫폼들은 사후 계정 관리 기능을 법적으로 보완하고 있는 추세다. 이번 글에서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메타) 세 곳의 디지털 유산 정책을 구체적으로 비교해보고, 이용자가 어떤 전략으로 대비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2. 구글의 디지털 유산 정책: Inactive Account Manager
구글(Google)은 디지털 유산 관리 정책이 비교적 체계적으로 마련되어 있다. 대표 기능이 바로 **Inactive Account Manager(비활성 계정 관리자)**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사망 또는 장기 미활동 시 자신의 구글 계정을 어떻게 처리할지 사전에 설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구글 계정에는 이메일(Gmail), 클라우드 저장소(Google Drive), 사진(Google Photos), 유튜브, 문서(Google Docs) 등 개인 정보와 자산이 폭넓게 저장되기 때문에 사전 설정의 중요성이 크다.
Inactive Account Manager의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다:
비활성 상태 감지
사용자가 사전 지정한 비활성 기간(3~18개월) 동안 로그인이나 활동이 없으면 계정이 '비활성' 상태로 인식된다.
사전 지정된 연락처에게 통지 및 데이터 공유
사용자는 최대 10명의 신뢰할 수 있는 연락처를 지정할 수 있으며, 비활성 상태가 확인되면 구글이 해당 연락처에 통지하고 사용자가 사전에 허용한 데이터(Drive, Gmail, Photos 등)를 공유할 수 있다.
계정 삭제 여부 설정
사용자는 비활성화 이후 계정을 완전히 삭제할지, 일부 데이터만 전달할지 선택할 수 있다.
구글 정책의 장점은 사용자 중심 설계에 있다. 생전에 본인의 사후 처리 의사를 명확히 설정할 수 있으며, 유족이나 제3자가 무단으로 계정에 접근하는 것을 막으면서도 합법적인 유산 처리가 가능하다.
단점은 사용자가 이 기능을 사전에 설정하지 않은 경우 유족이 별도로 구글 측에 법적 증빙 서류(사망 증명서, 상속권 증명서 등)를 제출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구글은 유족이 사망자의 전체 데이터에 자유롭게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어, 일부 유산 관리 목적에 한계가 있다.
3. 애플의 디지털 유산 정책: Legacy Contact
**애플(Apple)**은 2021년부터 Legacy Contact(디지털 유산 담당자) 기능을 도입하여 사용자 사망 시 디지털 유산 처리를 지원하고 있다. 애플 ID에는 iCloud 저장소에 보관된 사진, 영상, 문서, 메일, 메모, 메시지 기록 등이 포함되어 있어 개인적·정서적 가치가 높은 데이터가 많다.
Legacy Contact 기능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디지털 유산 담당자 지정
사용자는 Apple ID 설정에서 1명 이상의 디지털 유산 담당자(가족, 친구 등)를 지정할 수 있다.
액세스 키 발급
디지털 유산 담당자에게는 고유한 액세스 키가 발급된다. 사망 후 유족은 액세스 키와 사망 증명서를 애플에 제출하여 고인의 계정에 접근할 수 있다.
접근 가능 데이터 범위
유산 담당자는 iCloud에 저장된 사진, 영상, 메일, 연락처, 캘린더, 메모, 문서, 백업 데이터 등에 접근할 수 있다. 다만, 구매한 DRM(디지털 저작권 관리) 콘텐츠(영화, 음악 등)는 상속되지 않으며, 애플 ID 자체의 소유권도 유족에게 이전되지 않는다.
계정 관리 후 삭제 가능
유족은 고인의 데이터를 백업한 후 계정을 폐쇄하거나 삭제할 수 있다.
애플 정책의 강점은 법적 절차를 간소화하면서도 사용자가 생전에 의사를 명확히 반영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다. Legacy Contact 기능을 미리 설정해두면 유족이 Apple ID 접근 문제로 복잡한 법적 분쟁을 겪을 가능성이 줄어든다.
다만 단점으로는 DRM 콘텐츠가 상속되지 않기 때문에 유족이 고인의 애플 ID로 구매한 영화, 음악 등을 그대로 이용할 수는 없으며, 이는 디지털 유산 보호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다.
4. 페이스북(메타)의 디지털 유산 정책: 추모 계정(메모리얼 계정)
**페이스북(Facebook, 현재 메타)**는 SNS 플랫폼 중 가장 먼저 사후 계정 관리 기능을 도입한 기업 중 하나다. 추모 계정(Memorialized Account) 기능을 통해 고인의 페이스북 계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다:
추모 계정 관리자 지정
사용자는 생전 **Legacy Contact(기념 관리자)**를 지정할 수 있다. 지정된 관리자는 사망 후 페이스북 측에 사망 증명서를 제출하면 고인의 계정을 추모 계정으로 전환할 수 있다.
추모 계정 특징
고인의 프로필에 '추모 계정'이라는 표식이 표시되고, 계정이 공개 설정인 경우 타인이 고인에게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친구 목록은 유지되며 기존 게시물은 그대로 남는다. 다만 관리자는 새 게시물을 작성하거나 친구 요청을 승인할 수는 없다.
계정 삭제 옵션
사용자가 사전 설정을 통해 사망 시 계정을 완전히 삭제하도록 지정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유족은 페이스북에 요청하여 삭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페이스북 정책의 강점은 사회적 추모 기능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고인의 디지털 흔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유족과 친구들이 온라인 추모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많은 유족에게 정서적 위로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단점은 데이터 접근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추모 계정 관리자는 고인의 메시지 기록이나 비공개 콘텐츠에 접근할 수 없으며, 프로필 관리 기능도 제한적이다. 또한 사전 설정이 없으면 유족이 페이스북 측과 별도로 협의해야 하므로, 행정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다.
결론: 세 플랫폼 정책의 비교와 이용자 대비 전략
| 구분 | 구글 | 애플 | 페이스북(메타) |
| 사전 설정 기능 | Inactive Account Manager | Legacy Contact | 추모 계정 설정 가능 |
| 유족 접근 절차 | 설정 시 자동 전달, 미설정 시 법적 증빙 필요 | 액세스 키 + 사망 증명서 | Legacy Contact 지정 시 추모 계정 전환 가능 |
| 접근 데이터 범위 | 대부분의 구글 서비스 데이터 | iCloud 콘텐츠(일부 DRM 제외) | 공개 프로필 + 기존 게시물 유지 |
| 계정 삭제 여부 | 사용자 설정 가능 | 유족 요청 시 가능 | 사전 설정 또는 유족 요청 시 가능 |
| 주요 특징 | 사용자 중심 설계, 높은 유연성 | 법적 절차 간소화, 개인적 데이터 중심 | 정서적 추모 공간 제공 |
종합하면, 구글과 애플은 법적 리스크 최소화 및 사용자 중심 설정에 중점을 둔 설계를 제공하고 있고, 페이스북은 정서적 기능에 강점이 있다.
이용자는 사전에 각 플랫폼의 사후 계정 관리 기능을 반드시 확인하고 디지털 유산 관리 계획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정을 하지 않을 경우 유족이 플랫폼별로 복잡한 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생전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앞으로 디지털 유산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글로벌 플랫폼들은 보다 유연하고 투명한 사후 관리 기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용자 또한 이에 발맞춰 자신의 디지털 자산 관리 전략을 꾸준히 업데이트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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